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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간 선생님의 번역입시반 수업을 들었고, 올해 이대 번역과에 합격했습니다. 시험준비는 이 년째인데 재작년에는 모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준비했었습니다. 재작년 시험이 끝나고는 이런저런 영어글쓰기 수업도 들으러 다녔는데, 입시를 준비하기에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더 알아보던 중 영작클리닉의 번역입시반 수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청할 때만 해도 수업 방식이 낯설어서 긴가민가 했었는데 결국에는 좋은 선택이었어요.
학원 강의와 온라인 강의는 저마다 장점이 다른데, 학원 강의의 장점이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가서 모의 시험을 손으로 풀어볼 수 있다는 점과 스터디멤버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강사와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 모두가 화면을 통해 문장을 동시에 보면서 바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원에서는 번역한 문장을 소리 내어 읽은 것을 귀로 들은 뒤 피드백을 주고받는데, 그러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져 피드백할 점을 놓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채팅창에 번역문을 올려 화면으로 공유하면 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천천히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꼼꼼한 피드백이 가능합니다. 또 자신이 한 번역, 발표자인 다른 학생이 공유한 번역, 강사가 제시하는 모범번역을 바로바로 나란히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입니다. 특히 학생들이 흔히 실수하는 문장이 있으면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문장들을 스크린에 띄워 하나씩 확인하며 바로잡아 주셨는데, 이를 모아 복습했던 것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강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피드백을 많이 해 주신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사실 피드백 해주시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아요. 학원에서는 수강생 수가 많으니 차례가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밖에 없는데, 제가 들었던 번역입시반은 수강생이 다섯명 밖에 되지 않아 다섯여섯 문단짜리 번역문 하나를 볼 때 한 문단씩은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개인마다 자주 하는 실수나 번역 습관들을 선생님께서 짚어주시는 것도 좋았구요. 특히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그런 피드백이 잦아졌는데, 객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제 번역과 번역습관을 돌아볼 수 있어서 공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과제로 제출한 번역물에 자세한 피드백을 달아 돌려주셨는데, 이것 또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부할 때에는 매주 수업에서 모의고사로 치는 한영/영한 번역 한 편씩, 과제로 준비해가는 한영/영한 한 편씩, 과제물로 제출하고 피드백 받는 한영 번역 한 편, 이렇게 총 다섯 편의 번역에 강사 코멘트와 수업 내용, 모범번역을 정리해서 비교해가며 공부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모니터 한 쪽에 작게 워드를 띄워두고 수업 내용을 바로바로 타이핑할 수 있어서 정리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몇 달이 지나고나니 이렇게 모은 자료가 60매짜리 파일 하나를 가득 채웠는데, 이 파일을 시험치기 직전까지 클립해둔 부분들을 넘기며 계속 복습했습니다.
상담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라고 하시는데, 첫달 수업 듣고 선생님께 제 번역이 어떤지, 어떤 점을 공부해야 할 지 여쭈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저는 그 전까지는 부족한 문법 실력과 어휘실력이 제 한영번역의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오히려 제 단계에서 문법을 정리하느라 시간을 너무 들이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셔서 놀랐었습니다. 제 공부 생활을 들으시고는 인풋과 공부시간을 늘려야한다고 하셨는데, 사실 그때 좀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와닿는, 도움이 되고 자극이 되는 조언이었습니다. 이전에는 문법이나 어휘가 부족하다고만 막연히 생각했는데, 수업을 몇 달 들으며 피드백을 받고보니 어떤 문장이 어떻게 좋은지, 어떤 번역은 어떻게 정확하지 않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변화가 신기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는 가디언지를 구독하고, 애틀란타지나 뉴욕타임즈, 기출문제가 나왔던 웹매거진의 글들을 꾸준히 찾아 읽었으며 매주 받는 번역과제가 다루는 주제와 관련된 표현을 정리하고 연습하며 공부했습니다. 시험을 앞둔 마지막 두세달은 스터디를 구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시험을 치고 피드백을 주고 받았습니다. 타자로 치는 것과 손으로 쓰는 것은 속도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저는 매번 시간에 쫓겨 번역했기 때문에 필요한 훈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에서 번역공부를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쁩니다. 지난 반년동안 영작클리닉을 통해 선생님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수업을 통해 받은 피드백과 조언, 따뜻한 응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