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출처: https://cafe.naver.com/ewritingclinic/976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이동훈 선생님 <일대일 한영번역>+<번역 PT> 수강생입니다. 2021년 시험을 무사히 잘 치른 덕에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 (한영번역전공) 2022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입시 기간은 9개월로, 2021년 2월부터 10월까지 대학원 입시 공부를 하였습니다. 대학교 전공은 영어영문학이고 외국에서 살거나 공부를 한 적은 없습니다.
2. 이동훈 선생님 강의를 선택한 이유
<일대일 한영번역>와 <번역PT> 수업은 1:1 수업으로, 번역 과제물 주제 관련 글 독해 영상과 개인별 번역 첨삭 영상을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선생님이 어떤 식으로 번역을 해야 입시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지도를 해주시는 것도 좋았습니다. 또한 수업료가 학원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큰 메리트였습니다. 저는 평일 하루 4-5시간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3. 공부
딱 하나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제가 공부 루틴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일주일마다 해야 할 공부의 양을 정하고 무리하게 다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수면 시간도 들쑥날쑥 하고 과제도 늦게 제출하고 건강도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습니다.
2월부터 6월까지는 매일매일 인터뷰나 뉴스 등 영어 음원 파일 받아쓰기를 하였고, 교재 독해를 했습니다. 첫 번째에는 모르는 단어를 체크하면서 읽고, 두 번째에는 문단 별로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고, 주제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으면서는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문장들만 따로 정리하면서 읽었습니다. 글 한 편을 총 세 번 읽는 셈입니다. 받아쓰기와 독해에서 새로 알게 된 표현을 정리하고 학원에서 선생님이 외우라고 뽑아주신 문장들을 암기 했습니다. 단어는 영영 사전을 참고해 엑셀에 정리하고, 문장은 Quizlet에 입력한 후 테스트 기능을 활용해 다 외울 때까지 매일 재시험을 봤습니다. 나중에는 문장이 50개가 넘어가서 3시간 넘게 재시험만 봤습니다. (이런 점은 조금 미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산책을 하면서 핸드폰 녹음기를 켜서 그 날 새로 추가된 암기 문장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않고 외우기도 했습니다.
7월부터 10월까지는 아웃풋에 집중했습니다. 이동훈 선생님이 시간 관계 없이 최선의 결과물을 내보라고 하셔서 번역 과제를 할 때는 며칠에 걸쳐서 마음에 드는 번역이 나올 때까지 했습니다. 일주일에 과제 하나를 끝내는 게 이상적이긴 하지만…. 나중에는 거의 한 달 가까이 밀리기도 했습니다. 건강 문제가 있기도 했으나 사실 주된 원인은 게으름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하면 번역 수업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중에는 관련된 주제에 관한 외신 기사를 몇 개 뽑아 읽어 보면서 어떤 표현을 쓰는지 미리 살펴본 뒤 번역에 들어갔습니다. 선생님께서 주시는 자료 외에 다른 자료들도 읽으면 확실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퀄리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첨삭물에는 선생님 버전의 모범 번역뿐만 아니라 제 수준에서의 모범 번역이 모두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 번역과 두 모범 번역을 비교해 보면서 제 것으로 만들고 싶은 표현은 다 정리했습니다. 독해 수업 때는 자료를 미리 읽으면서 모르는 표현만 체크했고, 첨삭 영상을 시청하고 새로 알게 된 단어나 표현은 역시 또 엑셀 파일에 정리했습니다.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표현의 기준은 나라면 생각하지 못할 표현, 내가 쓴 비루한 단어보다 더 상황에 딱 맞는 뜻을 가진 단어들, 글의 전개 방식, 제가 오역한 부분, ‘와! 정말 영어스럽군!’하고 감탄한 표현 등등이었습니다.
타 학원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피하려고 했는데, 9월에 잠깐 다른 학원 수업과 이동훈 선생님 강의를 병행했습니다. 그 학원을 다닌 이유는 이화여대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감을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선생님께서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졸업생이셨고, 그 학교로 학생들을 많이 보내신다는 후기를 듣고 듣게 된 수업이었습니다. 이 학원에서 배운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1) 이화여대 시험의 특징 몇 가지 2) 정해진 시간 안에 내가 아는 단어를 써서 최대한 ‘말이 되는 번역’을 하기. 둘 다 시험을 볼 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써봅니다.
*다음은 이 외에 제가 따로 한 공부, 또는 스스로 기른 습관들입니다. 일주일에 다 한 적도 있었고,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매일 영어로 일기쓰기 / 상상친구랑 영어로 대화하기 / 매일 혹은 이틀에 걸쳐 NYT Briefing에 소개된 기사 혹은 Opinion이나 Tiny Love Stories 중 하나 읽고 표현 및 단어 엑셀 파일에 정리 / 통번역대학원 교수님이 쓴 번역 문제집 시간 맞춰놓고 하루 한 문단씩 번역하기 / 좋아하는 작가의 영어강의 한 달 수강 (미국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 읽고 암기하기/영작) / 일어나자마자 한 장이라도 원서 읽기, 새로 알게 된 단어 엑셀 파일에 정리 / 아르바이트 출퇴근길에 영어 팟캐스트 들으면서 재미있는 표현 핸드폰 메모장에 정리 / 주말에 PSAT 기출 문제 하나 풀고 지문 문단 별 요약 / 주간지(선생님 권유로 늦은 시기에 시작) 읽기 / 틈틈이 한국어 책 읽고 너무 좋은 문장들은 필사 /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무조건 영어 자막 켜놓고 보기
4. 이화여대 시험
100분 안에 한영, 영한을 모두 해야 합니다. 순서는 상관 없습니다. 오전 10시에 시험 시작이었고, 입실은 오전 9시 30분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서 10시까지 가져온 자료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문제지, 연습장, 답안지를 줍니다. 추가 답안지를 요청할 수 있으며 수정테이프는 쓸 수 없습니다. 시계는 수능시계 같은 아날로그 손목시계만 반입 가능합니다. 너무 기본정인 정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예 몰랐던 정보들이라서 써봅니다. ^^;;
저는 8시에 일어나서 일부러 먼 카페까지 걸어가 차 한 잔 하면서 기다렸다가 10시에 딱 맞춰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모의고사 문제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대충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분배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는 자신 없는 한영을 먼저 끝내고 영한에 집중한 뒤, 15분 정도를 남기고 한영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아이패드만 써와서 종이에 답안지를 쓰는 법에 익숙해지려고 했고, 저한테 잘 맞는 볼펜도 찾아냈습니다. 정말 쓸모 없고 사소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내가 잘 알고 익숙한 것이 시험 시간에 단 하나라도 있으면 마음이 좀 편해지더군요?!
다행이 모의고사 볼 때보다 시간이 조금 더 남아서 영한도 모의고사 때보다는 꼼꼼하게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번역하는 호흡이 짧아서 글의 뒤로 갈수록 번역 수준이 난장판이 되는데, 이 덕분에 여러 실수들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난이도는 다른 년도와 비슷했거나 그보다 조금 쉬웠던 것 같습니다.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홈페이지에 기출문제가 올라올 테니 참고해 보세요~!
5. 하고 싶은 말
중간에 정말 너무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오랜 시간 동안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인생을 통틀어 이 정도로 힘든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는데, 후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당뇨가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각한 수준이어서 바로 약을 먹고 인슐린 주사도 맞고 식단 관리를 하면서 공부를 하니 과제도 덜 늦게(!) 제출하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공부는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인데 주객전도가 되어서 내 자신을 너무 소모품처럼 여기면서 살아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이동훈 선생님이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해주셔서 공부를 대하는 태도도 많이 바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번역은 멀리 보고 가야 하는 공부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건강하게 즐기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