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출처: http://cafe.naver.com/ewritingclinic/338
12월에 처음 개설된 한영통역 수업을 3주간 수강했습니다.
첫 달이고 온라인으로 하는 통역수업이 생소해서 그런지
수강생은 저를 포함한 두 명이었습니다.
덕분에 운좋게도 서로 번갈아 가며 통역할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었습니다.
수업 진행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한 가지 주제의 영문 기사를 읽고 주요 표현들을 미리 익혀 가면
선생님께서 독해를 해 주신 후,
통역을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표현들을 다시 한 번 짚어 주십니다.
그런 다음, 한국어 관련 기사를 읽어주시면
학생들이 공부한 표현들을 이용해 통역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마이크를 켜고 발표하는 일이 약간은 부담되고 긴장도 됐지만
얼마 안가 금새 익숙해져서 통역에 집중하다보면 오히려 재미를 느끼고
내 차례가 기다려 지기까지 했습니다.
수업시간의 절반 이상이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 지는데
발표 와중에 내가 한 실수, 남이 한 실수에 대한 선생님의 크리틱을듣는 재미가
아주 쏠쏠해서 웃다가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기초 수업인 만큼 학생들이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선생님께서 수준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하시기 때문에
미리 예습만 한다면 전혀 부담 가질 일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한 문장 통역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학생들이 차차 익숙해 졌을 때 여러 문장으로 서서히 단계를 높여 주셨습니다.
이 수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 두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우선, 비록 3주간이었지만
번역영어와 통역영어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글로 시사를 더 많이 접해서 말로 하면 어색하거나,
자신이 어색한지 조차 모르는 경우라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기사 속의 표현들을 정리해 주실 때,
같은 의미의 표현들이라도 번역용과 통역용을 구분해 주시거든요.
번역은 번역답게 통역은 통역답게 하려면 이 두 가지 구분에 대한 감이 우선 있어야 하는데
수업을 통해 그 감을 더욱 익힐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또한, 통역 입시의 기초를 쌓거나,
입시가 아니라도 알고 있는 시사 내용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자 하는 경우라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통번역 학원이든 일반 영어회화 학원이든,
어느 곳에서도 한 번에 깔끔하고 정확하게 말을 내뱉는 법에 대해 가르쳐 주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그래서겠지요, 주변에서 사람들이 속도는 비교적 빠른데
filler가 난무하고, 한말을 계속 되풀이하며, 부정확한 표현과 어법으로
얼렁뚱땅 말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동훈 선생님의 수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훈련이 이루어 집니다.
다행히, 저는 오랫동안 통역공부를 하지 않은 덕에 거의 포맷(?)이 되어서인지
기초를 다시 닦는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수업이 좀 더 일찍 생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미국 어학연수 때 토론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새로 참여한 일본인이 자신을 번역가라고 근사하게 소개를 하고는
원어민 교사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도, 스스로의 의견을 표현하지도 못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앉아 있던 모습이 기억에 깊이 남아 있는데다
말과 글이 모두 가능한 영어를 하고 싶은 욕심이 항상 있는 터라,
지난 1년 간 번역대학원 입시 준비를 하는 동안
이 수업도 함께 들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더욱 드네요.ㅎㅎ
이상 한영통역 수강 후기였습니다~^^